Trade Terms
FOB·CIF,
본선에 싣다 떨어지면
크레인에 매달린 소방차가 난간을 넘기 전에 떨어졌습니다. 운송인은 과실을 인정했지만, 배상은 £200로 묶였습니다.
1954년, 난간을 넘기 전에 떨어진 소방차
영국의 피렌(Pyrene)사는 소방차를 인도 정부에 FOB 런던 조건으로 팔았습니다. 런던항에서 소방차를 선박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싣던 중, 선박 측 과실로 소방차가 떨어져 파손됐습니다. 떨어진 시점은 본선 난간(ship's rail)을 넘기 전이었습니다.
당시 FOB에서는 물품이 본선 난간을 넘을 때 위험이 넘어간다고 봤기 때문에, 이 손해는 매도인인 피렌의 몫이었습니다. 피렌은 수리비 £966를 부담하고 선사에 청구했습니다. 선사는 과실을 인정했지만, 헤이그 규칙의 포장당 책임한도를 들어 £200까지만 배상하겠다고 맞섰고, 법원은 선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크레인에 매달린 화물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제가 DDP 하역 중에 겪은 스트랩 사고와 구조가 같습니다. 70년 전 판례지만 지금도 두 가지를 가르쳐 줍니다. 위험이 넘어가는 순간이 공중에 걸려 있으면 다툼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상대 과실이 인정돼도 배상에는 한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난간"에서 "본선 적재"로
화물이 공중에서 난간 위를 지나는 순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았고, 인코텀즈 2010부터 FOB·CFR·CIF의 인도 기준은 물품이 본선에 적재된 때로 바뀌었습니다.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도중의 사고는 이제 명확히 적재 완료 전, 즉 매도인 위험 구간입니다.
| 조건 | 위험 이전 | 운임 | 보험 |
|---|---|---|---|
| FOB | 선적항에서 본선 적재 시 | 매수인 | 의무 없음 |
| CFR | 선적항에서 본선 적재 시 | 매도인 (도착항까지) | 의무 없음 |
| CIF | 선적항에서 본선 적재 시 | 매도인 (도착항까지) | 매도인 (최소 ICC C) |
CFR·CIF에서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매도인이 도착항까지 운임을 내지만, 위험은 선적항에서 이미 매수인에게 넘어갑니다. 비용이 넘어가는 지점과 위험이 넘어가는 지점이 다른, 이른바 두 개의 분기점이 있는 조건입니다. 항해 중 사고는 매수인 위험이고, CIF라면 매도인이 든 보험으로 매수인이 청구하게 됩니다.
컨테이너 화물에 FOB를 쓰면
FOB·FAS·CFR·CIF 네 가지는 해상·내수로 운송 전용 규칙이고, 선적항에서 화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벌크·중량물에 맞게 만들어졌습니다. 컨테이너 화물에는 맞지 않습니다.
컨테이너는 보통 선적 며칠 전 터미널(CY)에 반입됩니다. FOB라면 위험은 본선 적재 때 넘어가므로, 매도인은 이미 손을 떠나 터미널에 있는 컨테이너의 위험을 적재 때까지 계속 집니다. 통제할 수 없는 구간의 위험을 지는 셈입니다. 그래서 컨테이너 화물에는 터미널 인도 시점에 위험이 넘어가는 FCA·CPT·CIP가 권장됩니다.
운송인 책임한도가 의미하는 것
피렌 사건에서 선사는 과실을 인정했지만 배상액은 한도로 묶였습니다. 오늘날 널리 쓰이는 헤이그-비스비 규칙에서도 운송인 책임은 포장당 666.67 SDR 또는 kg당 2 SDR 중 큰 금액으로 제한됩니다(화물 가액을 선하증권에 신고한 경우는 예외).
작은 박스 수백 개라면 이 한도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비 한 대가 "포장 하나"인 중량물은 다릅니다. 무게로 계산한 한도조차 신품 장비 가격에 한참 못 미칠 수 있습니다. 상대가 과실을 인정해도 손해를 다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고, 결국 적하보험이 그 차이를 메워야 합니다.
계약 전에 확인할 것
- 컨테이너 화물이면 FOB·CIF 대신 FCA·CIP를 검토한다.
- 중량물 선적이면 누가 크레인을 수배하고, 선박 크레인인지 항만 크레인인지 확인한다.
- CFR·CIF라면 위험이 선적항에서 넘어간다는 점을 매수인이 알고, 항해 구간 보험을 확인한다.
- 고가 단일 화물은 운송인 책임한도와 화물 가액의 차이를 계산해 보고, 가액 신고나 보험으로 대비한다.
참고 자료
· CMI Database, Pyrene Co Ltd v Scindia Navigation Co Ltd — 피렌 사건 사실관계 — FOB 런던, 난간 통과 전 추락, 수리비 £966, 한도 £200
· Wikipedia, Incoterms — 해상 전용 4개 규칙은 컨테이너 화물에 쓰지 않는다는 설명
운송조건과 현장 위험 시리즈
· DDP 조건, 하역 중 사고는 누구 책임일까
· 중동 DDP, 수입 라이선스는 누가 가지고 있나
· EXW와 FCA, 공장에서 싣다 떨어뜨리면
· FOB·CIF, 본선에 싣다 떨어지면 (이 글)
· CIF와 CIP, 보험은 무엇을 덮는가